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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성주 교수, <문화산책> 자전거 친화 도시를 꿈구며....
- 관리자 |
- 2014-11-20 09:17:59|
- 683
[문화산책] 자전거 친화 도시를 꿈꾸며…
사고 피해자 태반이 안전모 미착용 자전거 안전대책 지속적 추진을
가을이 깊어가면서 맑은 하늘과 청명한 공기는 야외 나들이에 어울린다. 매혹적인 날씨 덕분에 자전거를 이용한 나들이 계획 또한 급격하게 늘어난다. 시원한 바람과 햇살을 가르는 자전거 행렬을 생각하면 낭만적이다. 하지만,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1만2121건, 2012년 1만2908건, 2013년 1만3316건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로 신고 되지 않은 사고를 합친다면 실제 사고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2014년 현재 최근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인구는 1000만명에서 1200만명을 넘나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전거 교통사고와 안전사고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다. 2013년도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82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5.5%에 달한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90%는 안전모를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각한 안전 불감증의 극단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친환경 녹색 교통수단으로서 제기되었던 자전거는 과연 교통수단을 안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자연스러운 의문도 생긴다. 잘 닦인 전용도로가 신설된 곳도 많지만, 통계적 확장을 위해 급조된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거나 전신주나 버스정류장, 택시승강장 등을 비롯한 수많은 설치 장애물과 별다른 대책 없이 공존하고 있다. 교통법상 이륜차이면서 인도에 마련된 자전거 도로 탓에 인도를 당연한 듯 질주하다 행인과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빈번한 것은 물론이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동호회의 과감한 행보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자전거와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위협 운전을 마다않는 운전자 또한 공존과 배려를 우선하지 않음으로써 자전거 교통 문화 건설에 역주행을 하고 있음을 실감하지 못한다. 자전거는 이미 적극적인 교통수단이나 취미, 생업 등 다양한 목적과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자전거 교통 환경과 안전 문화의식은 부족하다.
오스트리아나 독일, 멕시코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해 산간지역이건, 도심지역이건 독립된 공간을 차도에서 따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일방향 표지로 돼 있는 우리네 자전거 주행표지와는 달리 대부분 양방향을 허용할 만큼 여유있게 활용되고 있다. 이륜모터 차량의 진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상대적 약자인 자전거의 안전성을 공간적 측면에서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의 설계와 확장을 위해 많은 전문가와 공무원이 유럽과 미주 지역을 다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수년 전 필자가 해외 출장을 나갔던 당시에도 자전거 도로 문화를 체험하려던 공무원 일행과 마주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체험하던 자전거 도로는 자동차 차로 1개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양방향 자전거 도로였고, 교통신호 및 횡단보도와의 연계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가 돼 있었다.
혹시 장밋빛 청사진의 결과로 판단하며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 것으로 쉽게만 생각했던 측면은 없었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자전거 선진국의 자전거 교통 문화는 좌회전 및 우회전을 위한 ‘수신호 체제’와 ‘안전거리 두기’, ‘안전 장비 착용하기’, ‘로드킬(road kill)의 위험성 알리기’, ‘횡단보도에서는 내려서 이동하기’, ‘이륜차로서 교통법규를 준수하기’ 등에 걸쳐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자전거의 장점만큼이나 단점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캠페인이나 홍보가 아니라 일상 문화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 선진 자전거 교통 환경을 들여올 물리적·문화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속도를 조절했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늦은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수많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다면 장점은 최대한 유지하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명확한 실태 조사와 근본적인 안전 대책 수립에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다가서야 할 것이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10/31/20141031003224.html
우성주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문화 인류학
사고 피해자 태반이 안전모 미착용 자전거 안전대책 지속적 추진을
가을이 깊어가면서 맑은 하늘과 청명한 공기는 야외 나들이에 어울린다. 매혹적인 날씨 덕분에 자전거를 이용한 나들이 계획 또한 급격하게 늘어난다. 시원한 바람과 햇살을 가르는 자전거 행렬을 생각하면 낭만적이다. 하지만,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1만2121건, 2012년 1만2908건, 2013년 1만3316건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로 신고 되지 않은 사고를 합친다면 실제 사고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2014년 현재 최근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인구는 1000만명에서 1200만명을 넘나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전거 교통사고와 안전사고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다. 2013년도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82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5.5%에 달한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90%는 안전모를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각한 안전 불감증의 극단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친환경 녹색 교통수단으로서 제기되었던 자전거는 과연 교통수단을 안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자연스러운 의문도 생긴다. 잘 닦인 전용도로가 신설된 곳도 많지만, 통계적 확장을 위해 급조된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거나 전신주나 버스정류장, 택시승강장 등을 비롯한 수많은 설치 장애물과 별다른 대책 없이 공존하고 있다. 교통법상 이륜차이면서 인도에 마련된 자전거 도로 탓에 인도를 당연한 듯 질주하다 행인과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빈번한 것은 물론이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동호회의 과감한 행보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자전거와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위협 운전을 마다않는 운전자 또한 공존과 배려를 우선하지 않음으로써 자전거 교통 문화 건설에 역주행을 하고 있음을 실감하지 못한다. 자전거는 이미 적극적인 교통수단이나 취미, 생업 등 다양한 목적과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자전거 교통 환경과 안전 문화의식은 부족하다.
오스트리아나 독일, 멕시코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해 산간지역이건, 도심지역이건 독립된 공간을 차도에서 따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일방향 표지로 돼 있는 우리네 자전거 주행표지와는 달리 대부분 양방향을 허용할 만큼 여유있게 활용되고 있다. 이륜모터 차량의 진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상대적 약자인 자전거의 안전성을 공간적 측면에서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의 설계와 확장을 위해 많은 전문가와 공무원이 유럽과 미주 지역을 다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수년 전 필자가 해외 출장을 나갔던 당시에도 자전거 도로 문화를 체험하려던 공무원 일행과 마주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체험하던 자전거 도로는 자동차 차로 1개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양방향 자전거 도로였고, 교통신호 및 횡단보도와의 연계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가 돼 있었다.
혹시 장밋빛 청사진의 결과로 판단하며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 것으로 쉽게만 생각했던 측면은 없었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자전거 선진국의 자전거 교통 문화는 좌회전 및 우회전을 위한 ‘수신호 체제’와 ‘안전거리 두기’, ‘안전 장비 착용하기’, ‘로드킬(road kill)의 위험성 알리기’, ‘횡단보도에서는 내려서 이동하기’, ‘이륜차로서 교통법규를 준수하기’ 등에 걸쳐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자전거의 장점만큼이나 단점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캠페인이나 홍보가 아니라 일상 문화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 선진 자전거 교통 환경을 들여올 물리적·문화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속도를 조절했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늦은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수많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다면 장점은 최대한 유지하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명확한 실태 조사와 근본적인 안전 대책 수립에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다가서야 할 것이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10/31/20141031003224.html
우성주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문화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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